김정기의 글동네/시

그리움이 귓속에 살며 / 임의숙

서 량 2018. 12. 1. 01:56




그리움이 귓속에 살며


              임의숙


물방울이 
빗물방울이 아닌 물방울이
돌 돌 맴돌다
한 삼 일을
먹먹하게 함께 지내는 것이였다

물방울이
이슬방울이 아닌 물방울이
또르르 구르다
한 삼 일을
따각하게 함께 지내는 것이였다

물방울이
눈물방울이 아닌 물방울이
웅 웅 속삭이다가
한 삼 일을 
진득하게 함께 지내는 것이였다

그 물방울을
흔들어보고 두드려보고
새끼손가락 닿을 듯 말 듯
노랗게 앓는 달팽이 빈 집에서
한 삼 일을
젖은 그림자 말라가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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