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편안한 마음

서 량 2021. 1. 19. 20:02

 

키가 큰 떡갈나무가

내 그림자를 보듬어 주는

한나절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

바람 부는 봄날 어느 날

떡갈나무 몸체를 애써

붙잡아주는 내 거동이

이상하다

느슨해진다

키가 큰 떡갈나무가

번쩍이는 해와 달 반대쪽

그 자리에 마냥 우두커니 서서

그냥 그대로 지복(至福)을 누릴 것이야

봄이며 겨울이며 별로 가리지 않고

정신병동 폐쇄병동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은 후 내가

창밖을 내다볼 때

같은 때

 

© 서 량 2017.05.05 -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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