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대형사고

서 량 2020. 12. 18. 06:56

겨울이 싸락눈을 감싸 안고

아무 생각 없이 부서지는 광경이다

꺾어진 겨울 나무 잔가지를 보십시오

밤 사이 대형사고가 터진 것이 틀림 없습니다

겨울 감상법은

진정 당신 마음 하나에 딸렸어요

나무와 바람과 하늘이 한 판 크게

어우러지는 새벽이잖아요

시린 코를 하얀 마스크로 덮은 겨울이

바람 속에서 잔기침을 하는 풍경이다

아무래도 겨울을 숙청해야 되겠어,

하며 당신은 내게 낮게 속삭인다

들숨이 잦아든다

 

© 서 량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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