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임의숙
언땅엔 눈이 듬성이고
마당엔 검정고무신 찰지게 질척이는
볏짚단 참새들 왈작지게
장닭 쫒던 털복숭이 강아지
흙담벼락 밑에 졸고
그맘 때
양철지붕 싸락눈 따거운
가래떡 더디게 굳어가는 아랫방
밤을 뛰노는 천장 속 쥐발소리
문풍지 졸린 눈을 뒤척이는
또각 또각 나무도마에는
하얀 잎이 피어난다
노란 꽃술 돋아난
사발에 핀 꽃잎을 떠 먹었다
나이 든다는 것이 좋았던
그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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