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떡국 / 임의숙

서 량 2017. 1. 26. 21:52


떡국


                 임의숙



언땅엔 눈이 듬성이고

마당엔 검정고무신 찰지게 질척이는

볏짚단 참새들 왈작지게

장닭 쫒던 털복숭이 강아지

흙담벼락 밑에 졸고

그맘 때

양철지붕 싸락눈 따거운

가래떡 더디게 굳어가는 아랫방

밤을 뛰노는 천장 속 쥐발소리

문풍지 졸린 눈을 뒤척이는

또각 또각 나무도마에는

하얀 잎이 피어난다 

노란 꽃술 돋아난

사발에 핀 꽃잎을 떠 먹었다

나이 든다는 것이 좋았던

그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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