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손가락 / 임의숙

서 량 2017. 3. 12. 21:43


손가락


            임의숙



엄지와 엄지를 엮으면

새가 날았다

검지와 검지가 만나면

싸움이 터졌다

중지와 중지가 일어서면

욕설이 나왔다

인지와 인지가 맹세하면

반지가 생겼다

약지와 약지가 묶이면

약속이 되었다

손가락을 모으면

손이다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고 말씀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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