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헤아릴 마음이 없이
터무니없는 논평을 하느니
차라리 기분 내키는 대로
하나의 느낌만 건졌으면 싶은데 당신은
일부러 말하지 않은 사실도 사실이지만
미처 알아채지 못한 진실일랑 어떡하겠어요
그럴 수는 없다면서 새하얀 팔을 흔드는
떡갈나무들의 혼성합창이 귓전을 스치는
서재 창 밖을 내다봤지, 언제였는지
헤아림도 논평도 한갓 독백에 지나지 않아
얼른 당신의 느낌을 말해줘
우리의 산뜻한 대화를 위하여
소프라노는 그냥 조용히 서있고
알토가 이끄는 중저음 멜로디만 남는구나
당신이 코를 골며 몸을 뒤척이는 동안
어둠이 환하게 붉은 꽃으로 피어나는 곳에
© 서 량 201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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