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운명처럼
살금살금 다가오는 9월 초에 다시
슬며시 얼굴을 드는 여름, 그것도 한여름이
어김없이 꼭 옛날 대천 해수욕장 같은 데서 말이징
그건 정말 내 나이 11살 때 생겨난 바다를 향한
생뚱맞은 놀라움 때문이었어
뭉게구름 앞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가 잠시 후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나서 귀밑머리가 쑥밭이 되는
바닷바람 찬바람 한복판으로, 천천히 술렁이는 물기둥
저 차분한 물살 속으로, 당신이 철버덩 시방
온몸을 던지고 싶다는 말이징
이토록 신선한 아침에
© 서 량 201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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