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서부터 그랬다
내 말 오해하지 말아라 나와 당신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 몸이라고 말하는 순간 무지한 독자들 눈앞에 어떤 발칙한 상상이 떠 오를지 모르지만 당신은 내게 있어서 아무도 함부로 발로 차지 못하는 길가에 엎드려 누운 처녀 돌멩이입니다 어쩔 수 없어요 세상 누구도 감지하지 못하는 10월 중순 강원도 설악산 속 깊은 계곡 서늘한 물줄기야 더 심하게 말해서 당신은 이 짧디 짧은 세상 어딘지 알 수 없이 캄캄한 심심산골 내 외로운 바위 등허리에 깔린 푸르디 푸른 이끼라니까요
이 참에 무슨 말인들 못하겠어 내 따뜻한 이끼야
© 서 량 2016.10.15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냉동만두 (0) | 2016.12.20 |
---|---|
|詩| 깊은 잠 (0) | 2016.11.12 |
|詩| 다시 대천 해수욕장으로 (0) | 2016.09.04 |
|詩| 되찾은 바다 (0) | 2016.08.12 |
|詩| 개구리 (0) | 2016.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