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은 늘 조용히 온다
함박눈이 창 밖에서만 내리고 있어요
당신은 가벼운 중력으로
곧이곧대로 하는 말을 짐짓 삼가면서
나랑 춤을 춰요 지금
눈이 그친 후 나무들이
통째로 흔들린다 질서정연하게
하늘을 향하여 양팔을 활짝 벌린 나무들이
하나같이 헐벗은 몸이랍니다
창 밖 어느 쯤에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나요
나무 뒤 잡목 숲 위 구름 쪽에서
짐승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요 손바닥으로
주먹만 한 마음을 막으려 했지만
눈이 그쳤다는 소식을 당신은
마침내 내게 전합니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내막을 알 수 없는 바람소리가
내 고막을 간질이고 있어요
© 서 량 201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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