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되찾은 바다

서 량 2016. 8. 12. 11:18


해 뜨는 동해 잔물결보다

불결한 서쪽 바다 알몸이 더 좋다는 거

메스꺼운 열한 살 짜리 속앓이를 가라앉히는

대천 해수욕장에서 내 발바닥이 몹시 뜨거웠다는 거

 

알뜰한 추억을 다시금

그리워할 것이라는 예감으로

당신을 내가 살짝 놓아준 시절 같기도 하다니요

 

세월이 부서지는 바닷물 같다면서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돌리거나, 사람 마음의 속도가

자못 꿈결처럼 느리다고 뇌까리는

상쾌함이라는 거

 

 

© 서 량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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