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개구리

서 량 2016. 7. 21. 10:30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내게 반갑게 인사한다

어디서 본듯한 저 반듯한 얼굴

수 천년 비바람에 씻긴 어깨뼈

 

개구리 뒤통수에 꼬리가 달려있네 커다란 꼬리 저건 폭풍이 심한 날 내 아버지 본적지 경기도 수원 실개천에서 천둥벌거숭이로 승천한 용의 꼬리야 아냐, 아냐! 저건 성미 유순한 곡마단 코끼리 꼬리잖아 아냐, 아냐! 저건 몸 전체가 거무칙칙한 순전한 올챙이다 수 만년 전 미세한 흙을 뒤집어 쓰고 당신에게 성큼성큼 접근하는 우람한 공룡 꼬리뼈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나는 활짝 웃는다

개구리 두 마리가 개굴개굴 노래하는

화창한 여름 한낮 저 서늘한 땡볕

 

 

© 서 량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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