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노래방 주인의 죽음

서 량 2013. 9. 16. 07:06

 

도시에 땅거미가 질 때쯤

산허리는 이슬에 젖는다

 

타악기 소리 들려요 아무도

술을 마시지 않네요 두 번째와

네 번째 박자에 무릎을 위쪽으로

올린다 샤워를 마치고

몸의 물기를 닦는 중이었어요

51세의 노래방 주인이

노래방 밖에서 흉기에 찔려

죽었대 묵중한 쇳덩이가

여럿 붙어있는 탬버린이

미친 듯 철렁철렁

요동치는 동안 노래방 주인이

숨을 몰아 쉬었대

 

하늘이 일그러지면서

도시에 새벽이 밝아온다

 

© 서 량 201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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