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같이 앉아서

서 량 2013. 9. 2. 21:59

 

노릇노릇한 금잔디

동산의 메기 흥겨운 멜로디가 떠오를 때마다

깊은 호수에서 쿨쿨 자며 잠꼬대하는 메기

비린내 풀풀 풍기는 긴 수염 몇 개를

상상한다, 잠시

 

둔중한 꼬리를 좌우로 자꾸 흔드는 메기

초고추장에 엄청 찍어 먹어도 좋은 메기

콧날이 매우 날카로운 한참 신선한 얼굴

 

나 아직 메기와 같이 앉아서 놀고 싶은데

햇살 각도에 알맞은 정신과 병동 회진 시간

아침이면 아침마다 유령처럼 나타나는 간호사 Margaret

그녀 머리칼이 저리도 샛노란 국화 빛일 줄 몰랐다

매기나 메기나 내 귀에는 똑같은 발음이라 하자니

말끝마다 톡톡 쏘는 Margaret

매기, 걔 향긋한 몸 냄새가 좀

머시기 해서 말이지

 

© 서 량 201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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