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빗방울

서 량 2013. 5. 31. 19:54

 

무한정 밀려드는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도마뱀 등허리보다 더 환한

초록색 탐조등이 당신의 의식을

면밀히 검색하는 동안

, 칙, 타다닥! 타악기 소리 들린다

, 탯줄을 끊기 전부터

오래 기다리는 운명이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연이구나

, ! 운명 같은 건 더이상

안 믿어도 좋아

빗방울이 영원처럼 쏟아진다

우리의 혼이 난폭한 기류에 되도록

휩쓸리지 않았으면 하는데

, ! 차가운 물기둥 복판으로

벌거벗은 영혼들이 연거푸 몰려들어요

무작정 솟구치는 빗방울,

저 빗방울들이 죄다 빠짐없이

승천하고 있다고 할까나

 

© 서 량 2013.05.31

''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성북동, 또는 신당동**  (0) 2013.08.06
|詩| 후렴***  (0) 2013.07.10
|詩| 3월의 변명  (0) 2013.03.05
|詩| 2월의 미련  (0) 2013.02.19
|詩| 1월의 폭설  (0) 2013.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