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몸 / 김종란

서 량 2022. 12. 24. 18:41

 

 

                         김종란

 

 

100개중 99개쯤 통점을 찾아 찌른다

아프다 아 그래서 산 거야

산 것은 아프면 요동을 친다

장구처럼 탱탱하게 부어 올랐던 언니의 배도

격렬하게 쥐어짜며 산 것의 시위를 벌인 건가

 

죽음은 먼 산 그늘에서 묵묵히 소요하고있다

 

아프지 않으려 치료 받으며 아파한다

한계를 넘나들며

살아있어 아름다운 것과 그 헛됨과

고통을 받아 드리며

지친 몸을 일으켜 기름칠을 한다 신을 경외하며

신이 지으신 아파서 펄펄 살아있는 몸을 관리한다

아비와 어미가 걱정하고 염려했던 것처럼

몸을 측은히 여기며 살아있음에 연민을 품는다

눈물 어린 눈으로

소나기 지나간 들판을

우짖으며 날아가는 새를 사랑한다

 

© 김종란 201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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