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피카소와 Guitar / 김종란

서 량 2022. 12. 23. 19:43

 

피카소와 Guitar*

 

                            김종란

 

Guitar를 오브제로 몰두한

당신에게 고마워

아프게 반짝이던 시간들 해체된 Guitar

그 한 켠 납작 드러누우니

드러나는 무한 미로가

색감과 조형과 그림자까지 외포되는

Guitar의 실체

 

그 뜨겁고 맑은 춤

여섯 줄의 마법 같은 고요

숨 죽이며 바람에 흩어지는 색채

스미고 흐르다 문양으로 머문 소리가

유랑하듯 살아있어

 

안으로 안으로 감싸 안았던

불꽃의 기호가

벽지와 오래된 악보와 신문

목탄, 일상의 유희로

당신의 절대적인 구도안에

꼴라쥬 되 있어

 

빨간 실뭉치

버거웠던 내 스무 살의 열기

당신의 작업실에 기웃거렸을까

Guitar와 나의 눈 먼 사랑은

연주 되고 있어

                                     

* Picasso: Guitars (1912-1914)

 

© 김종란 201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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