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금붕어의 긴급동의

서 량 2010. 7. 7. 20:49

 

그런 일은

화려한 동물왕국 귀여운 짐승들 몽롱한

꿈 속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라던데요

바람에 바스러지는 낙엽의 참뜻이나, 심심산천

계곡의 바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래요

 

큼지막한 거북이가

하이 테너로 노래하는 메뚜기 한 놈을

날름 잡아 먹네 입맛을 짭짭 다시며, 몸매도 날렵

여우가 멋모르는 늑대를 맛있게 냠냠 잘근잘근 씹어먹는

광경을 금방 본 것 같아, 얼핏

 

알록달록한 조약돌만한 금붕어,

날아갈듯한 금붕어 한 마리가

의식적으로 카메라 쪽으로, 꽃 색깔

눈을 깜박이며, 뭐라 쫑알거리던데요

민족적이라기보다, 철학적이라기보다,

그건 완전 개인적인 발언이던데요, 독하고 절실하게

뜻도 알 수 없는 무슨 말인가를 했거든요

 

© 서 량 201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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