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오후에 비가 우람하게 쏟아지는 정경을
눈 앞에 그려보세요 머리 속으로라도 괜찮아요
물줄기가 등뼈 양쪽 맨살을 사정없이 내려치는
그런 후줄근한 생각을 해보세요 한 번
귀따가운 사이렌 소리가 울립니다
이미 귀에 익숙해진 소리라고나 할까요
초여름이면 금방 시드는 꽃처럼, 어김없이 금방
사라지는 저 봄 짐승들 울음소리를 들어보세요
올 것이 왔네! 하는 암담한 표정으로 말이죠
무더운 기색이 당신 연약한 복강을 파고드는
무자비한 오후에 물색 모르는 빗물의
리듬을 품고 웨이브 춤을 춰 보세요 한 번
봄이 애써 잉태한 사생아, 훈훈한
여름 바람 기류에 알맞게
척척 걸맞게 말이죠
© 서 량 201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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