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서울의 봄
김정기
오월이 지나간다.
잔인한 달이었던가.
그해 서울의 봄은 모든 결박을 풀었건만
유리창이 깨졌다
철통 같은 중앙정보부 유리벽
핏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부서졌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며
빛나던 총구에 녹이 슬어있다.
그 어깨에 별이 떨어졌다
그래도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그 명령의 쇳소리는 이제
다시 우는 새가 되었다.
플러싱 어느 모퉁이에서 우리는
모여서 쓸쓸히 촛불을 밝히고
다시 우는 새가 되었다.
이번 오월에도.
© 김정기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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