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새
김정기
창공이 무섭다.
썩은 어둠을 두르고 작아지는 날개를 움직인다.
발톱에 찍히는 바람의 무늬 오그라들어
점 하나로 남는 공간.
숨어서 껴안는
작은 그림자들이 빛나고
우리가 함께 버렸던 하늘이 흙이 되었던
비밀을 일러주는 색깔들.
뒤꼍에서 들리는 노래 소리에
다시 자라는 날개가
꿈틀거린다.
달빛의 힘줄을 딛고서.
© 김정기 201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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