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詩모음

숨은 새 / 김정기

서 량 2022. 12. 17. 18:45

 

숨은 새

 

                                      김정기

 

창공이 무섭다.

썩은 어둠을 두르고 작아지는 날개를 움직인다.

발톱에 찍히는 바람의 무늬 오그라들어

점 하나로 남는 공간.

 

숨어서 껴안는

작은 그림자들이 빛나고

우리가 함께 버렸던 하늘이 흙이 되었던

비밀을 일러주는 색깔들.

 

뒤꼍에서 들리는 노래 소리에

다시 자라는 날개가

꿈틀거린다.

달빛의 힘줄을 딛고서.

 

© 김정기 2010.06.08

'김정기의 詩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보석 / 김정기  (0) 2022.12.18
유월 꽃 / 김정기  (0) 2022.12.17
그해, 서울의 봄 / 김정기  (0) 2022.12.16
해녀 / 김정기  (0) 2022.12.16
측백나무 頌 / 김정기  (0) 202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