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실종된 봄 / 조성자

서 량 2010. 5. 23. 04:44

 

 실종된 봄

 

               조성자

 

             수색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이웃들은 그들의 종교방식대로 주문을 왼다


사라진 자들을 세세히 기록한 전단지가 나돌고,

나돌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몸 영글어 사방각지로 터져나가는 봉숭아씨앗처럼

그들의 실종은 폭발 아니었겠냐고 말하기도 한다

 

비 내린 후


착잡한 능선부터 루머들이 들끓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터트려

제 세계를 건너온 자들의

환한 웅성거림 그들의 이탈을 도운 건

그들이 지닌 색들

불운이면서 행운이기도 한

저 생명의 광기라는


저들의 세상으로 전언을 보내야겠다

실종자를 찾는 일보다

실종의 이유를 묻는 일, 그것이

이제부터 해야 할 일 아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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