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파도 / 최양숙

서 량 2009. 11. 15. 06:30

 

 

 파도

 

              최양숙

 

내가 당신을 부드럽게 쓸어주면

당신은 안에 들어올 있어

발꿈치만 적시는 당신으로는 흡족치 않아

휘몰아쳐 오면 당신은 멀리 도망쳐

당신의 모두를 원하는 나는

당신을 안에 가두고 싶지만

안에서 질식하는 당신을 원치는 않아

세상 모두는 흘러가고 지나가지만

당신을 나에게 머물게 하려면

출렁이는 가슴을 정지시켜서라도

세상과 딱딱하게 만나더라도

상처내고 부서져 할퀴더라도

당신을 안고 싶어서 꽃을 피우는

얼음꽃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