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최양숙
내가 당신을 부드럽게 쓸어주면
당신은 내 안에 들어올 수 있어
발꿈치만 적시는 당신으로는 흡족치 않아
휘몰아쳐 오면 당신은 저 멀리 도망쳐
당신의 모두를 원하는 나는
당신을 내 안에 가두고 싶지만
내 안에서 질식하는 당신을 원치는 않아
세상 모두는 흘러가고 지나가지만
당신을 나에게 머물게 하려면
출렁이는 내 가슴을 정지시켜서라도
세상과 딱딱하게 만나더라도
상처내고 부서져 제 살 할퀴더라도
당신을 안고 싶어서 꽃을 피우는
얼음꽃 바다
'김정기의 글동네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는 어쩌려나... / 윤영지 (0) | 2009.11.18 |
---|---|
낙타의 스타일 / 황재광 (0) | 2009.11.16 |
AM 9시5분 전 / 최덕희 (0) | 2009.11.12 |
내 안에 은빛 여우 / 최덕희 (0) | 2009.11.12 |
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것이 있다 / 최덕희 (0) | 2009.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