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AM 9시5분 전 / 최덕희

서 량 2009. 11. 12. 06:17

 

 

AM 9시 5분 전

 

          최덕희

 

AM 9 5분전

맥도널드 유리창 너머에 나타난 빨간 스포츠 모자

아름드리 하나 반은 됨직한 아내의 허리를 두른 주름진 손

노인의 구부정한 어깨와 헐렁헐렁한 바지가랑이

서로에게 무게를 기대고 휘청거리며 들어 선다

브랙퍼스트 팬케잌에 메이플 시럽

스몰 커피 노 슈거에 밀크 듬뿍 두 잔

노인의 떨리는 손이 아내의 입가를 닦아 준다

많은 날을 함께 한 겹겹 접힌 사연 속에

아직 마르지 않은 샘을 퍼 올리는 오늘도

소중히 마주하는 눈 속에서 20대의 수줍음을 본다

성성한 백발이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