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오는 반란
송 진
뻥튀김 기계가 토해내는 허풍선이 과자처럼
쉽게 튀어나오는 가벼운 말, 이라고요?
천형의 길을 내딛는 낙타의 첫 걸음에
아침 햇살이 살짝 형장의 서슬을 감지시킬 때
첫 서리의 무모함만큼이나 생경하고 막무가내인 아집에
속수무책인 밤이 맥없이 밀려날 때
한동안 적조했던 고향 친구가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 아침 식탁
아침 이슬의 자비 속에
꽃들의 부축까지 받아가며 하루의 출사표를 던지는 선인장,
울대에 닿기도 전
그 가시에 찔려 지레 산화돼 버리고 마는 말, 아시나요?
굿, 모, 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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