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도라지 / 최양숙

서 량 2009. 9. 10. 23:27
 

 도라지

 

     최양숙 

 

다섯초롱 안에

소롯이 담은 애닯음 

저고리

연보라 치마에 담긴

젊은어머니의 속살

 향내 머금은 밝혀

사랑 기다리다

여름 뜰에 내려앉은

줌의 별무더기

 

속에 묻은 가슴

겨울 추위 석삼년 버티다

이제사 볕을보고

채반에 가지런히

몸으로 누워

꽂히는 햇살 고스란히

벗은 살을 말려

 

겨우내 끓이는

 탕기 속에서

우러난 진액으로

어머니가 토해내는

억장을 삭이는

땅에서 돋아난 별무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