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양파와 눈송이

서 량 2007. 12. 8. 06:18

당신은 팍팍한 양파와 빨간 고춧가루를 밝힌다

양파와 고춧가루만으로 살 수는 없지
자장면도 울면도 기스면도 양념 맛으로만은


어제 밤에 눈이 내렸어

눈은 무자비하게 희다

 

양파보다 훨씬 더 순결을 가장하고
눈이 내숭을 떨고 있어요 중국집에도

이탤리언 레스트랑에도 눈이 폭포수처럼 쏟아져요
백설기떡 하얀 눈이 중국집 지붕에는
훨씬 더 많이 쌓이고 있어요 
뜨거운 머리로 

당신이 잠든 사이 詩를 쓰면서 살살 마시던

고량주 뚜껑 위에 내려앉는 하얀 눈송이 눈송이 눈송이
새빨간 고춧가루는 저리 가라 하네요 온 천지가

귀신 같은 백설로 완전히 덮힐 때쯤 해서는요

 

 

© 서 량 2007.12.0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한겨울*  (0) 2007.12.16
|詩| 숨바꼭질**  (0) 2007.12.11
|詩| 트럼펫 콘체르토**  (0) 2007.12.05
|詩| 오래 생각하는 이순신  (0) 2007.12.03
|詩| 밝은 회색**  (0) 2007.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