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복식호흡에 대한 서정

서 량 2007. 10. 6. 14:18

 횡격막이 폐를 들썩이는 만큼 갓난아기 호흡법으로 배가 볼록볼록 나왔다 들어갔다 해야 해. 당신도 청순한 가을을 마시고 싶다면야 모름지기 아랫배가 초생달 모습으로 들쑥날쑥 해야 해.

 

 독수리처럼 화급하게

 도마뱀처럼 음흉하게

 잊혀지는 사랑처럼 질박하게

 그렇게 은밀하게 숨을 쉬어야 해.

 

 팔락이는 나비 날갯짓으로 들숨을 파고드는 혈중 포도당 농도와 

 날숨에 묻혀서 미련 없는 육체를 떠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면

 우선 감정일랑 제켜놓고 아랫배에 도사린 당신 힘의 원천을 일깨워야 해.

 

 단전에 훈훈한 기(氣)가 푸짐하게 몰리도록. 야들야들한 허파꽈리들이 서서히 왕창 부풀어 올라 당신 혼이 드높은 바닷가 조개구름 건너쪽 쪽빛으로 거뜬히 흩어질 수 있도록.

 

 © 서 량 2007.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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