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얘기

|환자얘기| 좋은 약

서 량 2007. 10. 8. 07:42

요새는 티비에서 정신과 약을 선전한다. 이를테면 수면제 광고를 하고서 끝에 가서

Ask your doctor about it, 당신 의사에게 물어 보세요, 한다. 그리고 진짜로

환자들이 티비에서 이런 약을 광고 하던데요, 그 약을 나한테 처방해 주세요, 한다.

 

대개 처음에 새로운 약이 나오면 한 몇년 지나고 나서 부작용

그것도 혹가다 치명적인 부작용이 보고 되고 해서 그 약을 시장에서 회수하는 둥

야단법석이 일어나는 사태가 비일빌재하다. 어때, 당신 놀랬지? 하기사

별로 놀라지 않아도 나 또한 크게 놀라지 않겠지만 말이지. 히히.

 

근데 엊그제 이태리계 환자 하나가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잘만 살던 놈이

아닌 밤중에 티비에서 약광고를 봤는데 친구에게 물어 봤더니 바로 그 새 약이

지가 먹고 있는 약보다 훨씬 더 우울증에는 특효라면서 글쎄

자기도 그 약으로 바꿔 달라는 거야. 무슨 말인줄 알아?

 

그래서 내가 이랬다. 약이 듣고 안 듣는 것은

마치도 남녀가 사랑을 하는 것과도 같아서 약과 사람이 서로 얼마나

잘 어울리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어떤 절대적인 가치기준이 있어서

무조건 이 남자가 최고다! 이 여자가 최고다! 이 약이 최고야! 하며

눈이 벌게져서 덤벼들어야  아무 소용이 없다.

다시 말해서, 약하고 사람하고의 "궁합"이 맞아야 한다,

하는 말을 열심히 했지. 살살 눈웃음까지 치면서.

 

근데 이놈이 내말을 못 알아 듣는 거야. 미치고 환장하겠더라.

어때? 내 얘기 재미있지? 나는 내 얘기가 스스로 재미있어 죽겠는데. 킥킥.

 

© 서 량 200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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