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얘기

|환자얘기| 조앤의 분노

서 량 2007. 9. 16. 02:38

근 10년을 한 달에 한 번씩 날 찾아오는 조앤은

인근 수퍼마켓 델리에서 일하는 50대 중반 여자

터키 샌드위치며 해물 샌드위치며 눈을 감고도

척척 만들어 내는 간식이나 음식 만드는 도사

 

이 금발의 백인 여자, 궁둥이가 내 궁둥이

네 배만 한 여자는 평소 무슨 일에건 안달복달을 한다

음식 주문이 쇄도하면 최선을 다하면 고만일텐데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화장실에 가서 엉엉 우는 버릇이 있고

수퍼마켓 모든 직원들이 조앤의 습관을 다 안다

성미가 더러운 악질들은 그런 조앤을 이리저리 놀린다

 

조앤 남편은 직업적인 노름꾼

때로는 일확천금도 했다가 어떤 때는 쫄딱 망한다

노름이 지 맘대로 안되면 조앤을 구박하고

신경질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그래서

조앤은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서럽게 당하기만 한다

 

그런 조앤이 무슨 연고에서인지 요새

직장 동료와 상관과 남편에게 대들기 시작했다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을 밥 먹듯이 하는 거야

 

그러면서 자기가 슬슬 미치는 것은 아니냐고

내게 물어본다 그래서

내가 답하기를 전혀 그렇지 않다, 입에서 욕이 팍팍

터져 나오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했더니

생키유, 생키유 하면서 내 앞에서 또 엉엉 운다

내 사랑스러운 조앤

 

© 서 량 200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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