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파도 파도 -- 마티스의 “파도 속 벌거벗은 여자”에게 (1938) 하늘 높은 날갯짓 갈매기 날갯짓 눈을 반쯤 뜬 채 활개치는 물안개 속 갈매기 갈매기 갈매기 사방팔방으로 퍼지는 파문, 웨이브, waves 칠흑빛 화려한 암흑을 도도히 떠맡은 女子 눈을 반쯤 감은 채 이목구비가 뚜렷한 詩作 노트: 마티스의 線은 늘 부드럽다. 흐르는 물, 잔잔한 파도처럼. © 서 량 2023.09.01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9.01
|詩| 생각 생각 -- 마티스 그림 “창가에서”의 여자에게 (1921) 먼 바다 짙푸른 바다 기립자세 중거리 위치 야자수 두터운 목덜미 깍지 낀 손 풍성한 치마 여자 얼굴 표정은 어떤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다 야자수 여자의 등을 보고 있는 나는 무슨 靈感을 좇고 있는지 詩作 노트: 마티스 왈, “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노력을 요구하는 창조적인 행위다.” © 서 량 2023.08.31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31
|詩| 항아리 원피스 항아리 원피스 -- 마티스 그림 “프랑스 유화”의 여자에게 (1939) French 스타일로 새빨간 항아리 노란 하늘로 붕 뜨는 여자의 몸 미음字로 생긴 정방형 正方形 장독대 스르르 사라지는 장독대 햇고추장 냄새 향긋한 항아리 원숙한 원피스 詩作 노트: 마티스 여자의 옷이 몸에 꼭 끼어 보인다. 날씬한 옷이 항아리 치마로 느껴진다니까. © 서 량 2023.08.29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29
|詩| 윗옷 윗옷 -- 마티스 그림 “루마니아 블라우스”의 여자에게 (1940) 얼굴을 붉히면서 얼굴을 붉히더라도 양순한 눈 꼭 다문 입 파도 빛 치마 솜구름 블라우스 여자 양팔에 새겨진 텍스트 B 혹은 R 꽉 쥔 손 손가락에 피가 안 통하나 봐 詩作 노트: 마티스의 여자 얼굴색이 배경색이다. 전경보다 배경이 앞으로 튀어나온다. © 서 량 2023.08.26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26
|詩| 아웃라인 아웃라인 -- 마티스 그림 “노란 드레스의 카티아”에게 (1951) 짙푸르게 휘몰아치는 氣流 샛노란 실루엣 뚜렷한 윤곽 가슴 배 V字로 파인 네크라인 눈 코 입 없는 얼굴 짙푸르게 휘몰아치는 氣流 노랑+흰색 빛 여자 얼굴이 하는 유체이탈 詩作 노트: 마티스가 위암 수술 후유증으로 13년 동안 고생하다가 심장마비로 죽기 3년 전, 81살에 그린 그림. 아름답다. © 서 량 2023.08.24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24
|詩| 그림책 그림책 -- 마티스 그림 “노란 테이블의 독서가” 여자에게 (1944) 꽃이며 과일이며 투명한 靈體 영체는 거의 100% 신령스럽다 여자가 가슴으로, 가슴으로만 점검하는 그림책 옅은 카나리아 노랑색 테이블, canary yellow 드넓은 창공을 휩싸는 청색 기운 무지무지 큰 테이블에 떠도는 연두색 氣運 詩作 노트: 마티스 왈, “나는 테이블을 곧이곧대로 그리지 않고 테이블이 일으키는 감정을 그린다.” 100% 맞는 말! © 서 량 2023.08.22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22
|컬럼| 448. 꿈, 詩, 그리고 無意識 자각몽(自覺夢, lucid dream)에 대하여 생각한다. 꿈을 꾸면서 자신이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두뇌작용이다. 자각몽은 꿈의 내용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한다. 8000년 전 티벳의 요가수행에서 출발한 자각몽. 2000년 전 불교수행의 분파로 다시 성행된 자각몽. 1970년대부터 과학적 연구대상으로 대두된 자각몽. 흉측한 괴물에게 쫓기는 꿈을 꾸면서 아, 지금 내가 꿈을 꾸는 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 순간 당신은 혼비백산으로 흩어지는 공포심을 컨트롤하면서 괴물에게 말을 거는 여유가 생긴다.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어보는 대담한 질문에 괴물이 잠시 주춤한다. 괴물의 언어감각은 당신을 따라잡지 못하는 법. 괴물이 위협적인 행동으로 당신을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23.08.21
|詩| 녹색 잠수함 녹색 잠수함 -- 마티스 그림 “수를 놓은 녹색 블라우스” 여자에게 (1936) 풍선 두 개 두 어깨 아무리 눌러도 터지지 않네 둥둥 뜨는 잠수함 바다 밑 2만리에서 바라보는 水上 수상ski 날렵한 동작 수상스키 보면 볼수록 큰 문어발 손가락 끊임없이 물결치는 푸른 눈동자 詩作 노트: 마티스의 여자가 바다 밑에서 눈을 크게 뜨고 있다. 문어발 같은 손의 여자가 물속에서 코로 숨을 쉰다. © 서 량 2023.08.20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21
|詩| 빨간 물고기 빨간 물고기 -- 마티스 그림 “금붕어와 조각품”의 여자에게 (1912) 빛이 쉽게 관통하는 바다 밑 deep blue 하늘색 바다 밑 소라 빛 물기둥이 垂直으로 탐색하는 물탱크에 빨간 물고기 세 마리 천천히 헤엄치고 있어요 물탱크 옆으로 피어나는 파란 꽃 빨간 꽃 여자가 한쪽 팔을 뒤로 하면서 deep blue 하늘을 휙 가로지르네 詩作 노트: 마티스가 그린 室內가 꼭 바다 속처럼 아늑하다. 금붕어들이 가만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 서 량 2023.08.18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19
|詩| *류트 *류트 -- 마티스 그림 “류트”에 나오는 여자에게 (1943) 비좁은 데스크 위 만개하는 꽃 초록색 잎새 드넓은 房 붉은 빛이 선명하게 빚어내는 音感 벽에 걸린 데생 흰 도화지 속 여자 *lute: 연주법이 기타 비슷한 초기 현악기 詩作 노트: 마티스의 독특한 色感이 독특한 音感을 풍긴다. 특히나 마티스가 무지막지하게 마티스다울 때. © 서 량 2023.08.15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