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햇살 햇살 비린내 나는 부둣가라니 무색 무취로 뛰는 남녀들 눈이 부셔 선글라스, 선글라스를 썼지만 뱃고동 소리 들리니 당신은 맨해튼 앞바다에 떠있는 공원 웃통을 벗고 뛰어가는 토끼, 새하얀 토끼, 말릴 수 없는 詩作 노트: 말도 안돼 공원이 물위에 떠 있다니 햇살이 전혀 따갑지 않네 생선 두 마리가 헤엄치는 57번 부두 ⓒ 서 량 2024.10.10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10
|詩| 돼지고기 돼지고기 Hell’s Kitchen 언저리왕십리 마장동 제육볶음菜食主義보다 급이 한참 아래당신은 smoked bacon 맛이다Chelsea 시장은 한때 난장판이었어나도 그랬는데 詩作 노트:나는 동물이기 때문에 동물이 좋다 어쩔 수 없어맨해튼 14가 첼시에 가서 고기 먹는 생각을 한다 ⓒ 서 량 2024.10.08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08
|詩| 배 배 등이 따스해야들야들한 배 꼬리로 방향을 잡는 거북이 거북이나는 당신 세계에 잠입한다바위가 바위를 넓게 포옹하는 물 속여리디 여린 빛이 들어오는 창문 쪽안쪽이 환해 훨씬 더 詩作 노트:Long Island 어느 소규모 수족관에서거북이를 보다가 나도 거북이가 된다 ⓒ 서 량 2024.10.04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04
|詩| 군대 스타일 군대 스타일 안경을 벗었다 썼다순 군대식 정신집중당신 머리를 겨냥하는저 長銃 개머리판상처 받은 사람들이 상처를 치료하다니마구 구겨진 군복바지 알맞게 헐렁하다 詩作 노트:군의관 훈련병 시절, 이를테면 살벌한 전쟁터에서적군을 총살한다거나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 서 량 2024.07.27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27
|詩| 문예반 문예반 말을 하는 눈詩를 쓰는 몸짓짐짓 텍스트에 스며들어몇 색깔로 전달되는 詩畵앞장서는 몸부림이다 이것은팔을 끼거나 뒷짐을 지거나옷깃을 여미는 글쟁이들이 詩作 노트:2006년 11월 16일 김정기 선생님 시화전환자 때문에 늦게 도착했다 비 내리던 날 © 서 량 2024.07.21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21
|詩| 정희 정희 김원숙 화가 lower Manhattan아파트에서 마시는 독주초등학교 문예반 시절 정희와 함께 지도 받은 문예반 선생님 고동색 얼굴 눈이 초롱초롱하다정희 얼굴에 사뿐 앉은 나비 한 마리김원숙 화가 그림 속 如實한 여자 詩作 노트:김원숙 화가 아파트에서 여럿이 술을 마셨다 누가 같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 물론 © 서 량 2024.07.17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17
|詩| 파도 파도 조각배를 타면 일렁이는 물살 얼룩은 늘 등허리에 진다 눈을 가늘게 가늘게 뜨고 쪼개지는 물거품 비누방울마냥 유유히 부유하는 당신의 소망 詩作 노트:나를 바라보는 카메라 렌즈가 새삼 생소하다나를 태우고 소리없이 물결을 타는 조각배도 © 서 량 2024.07.08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08
|詩| 미드타운 맨해튼 미드타운 맨해튼 어느새 섞이며나는 당신이다코와 입을 덮었다 여는 옥색 마스크쌩쌩한 생선 아가미 지느러미짙푸른 대서양 바닥에 도사리며꼼짝달싹하지 않는 몸짓 나는 맨해튼을 독차지하는 복식호흡이다 詩作 노트:어느 날 맨해튼에 갔더니 몹시도 북적거린다더러는 마스크를 썼네 나는 마스크를 벗는다 © 서 량 2024.07.07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07
|詩| 사춘기 사춘기 짙은 병아리색 햇살 펑펑 폭포수로 쏟아지네 뚝섬 가는 비포장도로 舞鶴女子高等學校 아이들 무릎치마 신당동 지나 을지로 6가 지나 을지로 4가 돈암동행 電車 운전수 어르신네 참을성도 많았다네 참 詩作 노트:옛날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써도 자꾸옛날이 그립다 無心하느니 唯心論이다 © 서 량 2024.07.06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06
|詩| 거대한 핫도그 거대한 핫도그 내 초등학교 교실 옆 삐걱거리는 낭하만한 넓이의 열망 도로 언저리에 앉아서 먹는 핫도그 내 머리 위로 질주하는 기차소리키 2미터 16센티 핫도그집 주인과 함께한다 詩作 노트:저보다 키가 큰 사람은 핫도그를 거저 먹으라는 White Plains 기차길 옆 핫도그집 주인 옆에 섰다 © 서 량 2024.07.05 자서전的 詩모음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