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금싸라기 금싸라기 이빨웃음 초봄의 연두나도 그랬다! 하는 학림이 잘한다! 하는 병오 꼼꼼하기도 해라 사무총장 원동이 왕십리 내 아버지 들입다 좋아하는 홍철이의대 정문 샛노란 병아리들 세차게 날아가네 남이사 웃거나 말거나 새파랗게 젊은 놈들 詩作 노트:손에 졸업장들을 들고 있다 겨드랑에 끼기도 했네 한쪽 무릎을 꿇은 병오가 주는 거 없이 폼이 난다 ⓒ 서 량 2024.11.17 자서전的 詩모음 2024.11.17
|詩| 실내 실내 뚝배기 나란한 젓가락 남은 음식영갑 순재 안무 규동 창남 나 기인이 형 진훈이 미소 짓네 미세스 조 육 엄 최 와사비 초고추장 웃음절반은 안경을 안 썼어 시력이 좋은 거야뉴욕 뉴저지 바다가 그리운 의사들딱 한 명 떠억 넥타이를 잡숫질 않았나 詩作 노트:지난 9월말 맑은 날 동창 여덟이 Englewood Cliffs ‘바다이야기’ 맛집에서 만났다 충호 준재가 빠졌어 ⓒ 서 량 2024.11.10 자서전的 詩모음 2024.11.10
|詩| 도서관 도서관 다들 카메라 쪽을 바라보네 공부고 나발이고 옥상에 부는 바람결성미 고분고분한 의대생 여섯을 보아라홍서, 창용이, 병일이, 나, 덕성이저 멋진 신사복 차림이제 보니 태운이 옷차림이 제일 마음에 드네 詩作 노트:언제였는지 1965, 1969년 사이가 틀림 없어얼굴 표정들이 참 모두들 고분고분하지 않나 ⓒ 서 량 2024.11.08 자서전的 詩모음 2024.11.08
|詩| 인터미션 인터미션 실없이 미소 짓는 토끼붉은색 조끼를 걸친 채숨찬 뜀박질을 멈춘느슨한 햇살 초가을두 귀를 쫑긋 세운 채내 생각을 오물오물 씹는 당신하늘에 깔린 솜사탕을 찢어 먹듯 詩作 노트:브롱스 식물원에 가기를 아주 잘했어. 우두커니 앉아있는 토끼의 길다란 귀를 만지고 싶었는데. ⓒ 서 량 2024.11.05 자서전的 詩모음 2024.11.05
|詩| 도깨비불 도깨비불 사람 없는 길거리다시 만난 도깨비 얼굴옛날 그대로다 내 얼굴 생선 지느러미 활개치는 jack-o’-lantern 입꼬리 입꼬리 당신 얼이 쑥 빠지도록 활활 타는 촛불을 머금은 채 詩作 노트:할로윈데이 하면 호박인지 가을 하면 호박인지 밤낮없이 호박만 눈에 띈다 ⓒ 서 량 2024.11.03 자서전的 詩모음 2024.11.03
|詩| 유리 유리 빛의 옆자리, 투명하게귀에 쟁쟁하게하늘을 나르는 선녀 옷자락 소리유리벽 건너 사방이 환해, 선녀 언저리오른쪽 어깨를 덮는 눈부신 암흑안경을 벗고 내가 바라보는당신의 속 詩作 노트:브롱스 식물원 큰 건물 안, 앨리스로 추정되는 선녀가 유리벽 건너 하늘로 훨훨 날아가는 거 있지. 말도 안돼 ⓒ 서 량 2024.11.01 자서전的 詩모음 2024.11.01
|詩| 데이트 데이트 울긋불긋2중주 green 병아리 yellow약속은 運指法 손가락 연습이다토끼털 스치는 입술이 아프도록늦었어요 늦지 않았어 전생 후생을 송두리째 망각하는 당신 詩作 노트:전생과 후생을 뛰어다니는 열살 짜리 Alice in Wonderland. 시간약속을 지키려는 토끼. ⓒ 서 량 2024.10.26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26
|詩| 토끼굴 토끼굴 Wonderland 얼이 쑥 빠지지Alice 팔다리가 다 사라지지굴 속이 환해요 우리는 다 미쳤어 나뭇가지에 넙죽 올라가 히죽히죽 웃는 Cheshire Cat딩가딩가 울리는 통기타 소리 당신 얼굴 눈을 꾹 감은 모습 詩作 노트:벼르고 벼르다 갔다 앨리스를 만나기 위하여브롱스 식물원 토끼굴 속에서 한참을 헤맸지 ⓒ 서 량 2024.10.20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20
|詩| 나팔 나팔 입술의 긴장부푸는 허파금속의 차가움 변질하는 금속생각의 변질 이윽고터지는 high pitch 미세한 아픔당신은 뺨을 오므린다 손가락 날렵한 손가락 詩作 노트:2019년 1월에 집에 불이 난 후에 20개월을 전셋집에서 살았다. Covid 바이러스가 겹쳤지. 나팔을 많이 불었어. ⓒ 서 량 2024.10.12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13
|詩| 다시 코끼리 다시 코끼리 옥색 하늘육중한 뒷모습 지구 돌아가는 소리, 잎새 소리 180° 자세로 선 나무, 나무큰 물체는 사실 크지 않아요 그거 아세요Pixel 9 Pro 구글 셀폰 광고 보인다일방통행 길 코끼리, 코끼리 눈에 詩作 노트:맨해튼에서 코끼리가 큰 동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지. 다시 보니 코끼리는 내 머리 속에 있잖아. ⓒ 서 량 2024.10.11 자서전的 詩모음 202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