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 앙리 마티스의 '피아노 치는 여자'에게 (1924)
사막에 굴러다니는 잡초
정교한 지문, 안경알
벗어 놓은 팬티
악보는 동물입니다
단음(單音)으로 울리는 소리
달리는 말, 말갈기
보이지 않는 손가락끼리 잘 어울리네요
피아노 의자에 편하게 앉아서
악보를 읽는 여자
시작 노트:
피아노 치는 여자의 자세가 편해 보인다. 손가락이 느긋해야 좋은 연주가 나오지. 피아노 악보를 확대해 보니 음표 대신에 이상한 그림들 투성이다. 안경 같기도 하고 벗어 놓은 팬티 같기도 한 자질구레한 형상들이 악보라니, 마티스는 괴이한 화가다. 나는 그래도 그의 그림이 참 좋다.
© 서 량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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