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를 위한 詩

|詩| 브라운 데스크

서 량 2023. 4. 10. 23:22

 

브라운 데스크

-- 앙리 마티스의 “어항 앞의 여자”에게 (1921)

 

여자가 몸을 기댄 데스크

달걀색 도는 브라운, 눈을 떴거나

감았거나 브라운, 물고기 네 마리 깊은 숨이

공처럼 둥그스름하게

굵은 비늘 겹겹 달려있는 솔방울 다섯 개

솔방울 다섯 개 한쪽으로 치우치는 데스크

여자 머리 위로 치솟는

바닷빛 물기둥

왼쪽 팔 옆에 흰 opal 색 핸드폰

다소곳이 놓여있는 데스크, 눈을 떴거나

감았거나 브라운, 물고기 네 마리 깊은 숨이

여자 얼굴 옆으로 빗겨가는 장면

 

시작 노트:

그림을 보거나 생각을 할 때 형체보다 색채감이 압도적인 경우가 많다. 어항 속 금붕어를 바라보는 여자의 표정을 살핀다. 여자가 양팔을 얹은 책상은 달걀색이 도는 브라운이다.

 

© 서 량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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