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바다 밑 거북이

서 량 2022. 11. 25. 23:35

 

거북이 눈, 내 아버지 눈 *Largo 템포 너울대는 양쪽 팔 유튜브 미역숲 거북이 참 크다 누구나 안다 소스라치는 열대어 새빨간 몸 흰 줄이 죽죽 간 무늬 고개를 돌리면 몸이 따라간다 갑골문자, 내 배딱지에 갑골문자 text 전혀 어렵지 않아요 자맥질 하는 거북이 이때가 때다 다 큰 어른이 양쪽 팔을 벌리고 나비야 나비야 춤을 추니까 하늘, 흐릿한 하늘에 우르르 펼쳐지는 큰 大자라니까 정말

 

*라르고: (음악용어) 느리고 장중하게

 

시작 노트:

느리고 반복적인 음악이 흐른다. 유튜브가 바다 밑 풍경으로 나를 진정시킨다. 거북이가 화면전체를 덮는다. 여간하지 않고서는 배딱지를 보여주지 않는 거북이. 갑골문자가 새겨진 자리를 잘 감추는 저 거북이.

 

© 서 량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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