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眼)은 야만적인 상태에 존재한다
-- *안드레 브르통 (1926)
빅뱅이 사라지자 금세
새롭게 생겨나는 샛별을 보세요
구름빛 소파에 앉아서 당신이 말한다
빨강 노랑 파랑 풍선 낯익은 얼굴들을 봐봐
빅뱅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무더운 공기 사방팔방 풀려나는 지구보다
몇 백 배 더 큰 생물 무색 무취 무미 아메바
짚신벌레 등등 득달같이 달려드는
이 모습 어디가 야만적이지
저 샛별 어디가 야만적이지
* Andre Breton – 1924년에 초현실주의 성명서를 발표한
프랑스 정신과의사, 시인, 초현실주의의 태두
시작 노트:
정신과의사 앙드레 브르통은 프랑스에서 초현실주의 시를 쓰기에 바빠서 '의사짓'을 포기했다. 그 즈음 미국의 소아과의사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즈는 꼬박꼬박 의사짓을 하면서 시시때때 처방전에 시를 끄적거리며 미국적인, 가장 미국적인 시의 기틀을 마련했다. 나도 매일 미친 사람들을 보면서 시상을 많이 얻어 좀 미치광스러운 시를 쓰지만 의사들 중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 서 량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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