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임플란트 랩 스타일

서 량 2018. 12. 10. 19:45

 

 

 

흐치흐치, 10년쯤 전인지 치과의사가 이빨 임플란트를 하라고 해서 그러마 하고 왼쪽 위쪽 어금니를 덜렁 빼 놓고서 그 치과의사가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게다가 나는 나대로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내깔겨뒀더니 글쎄 아래 어금니가 위쪽으로 나무가 자라듯이 쑥쑥 자라났지 뭐야 물론 내가 모르는 사이에 위 어금니가 없으니까 일자무식한 아래 어금니가 짝을 찾아서 무럭무럭 자랐지 뭐야, 쿵 치치 쿵 치이

 

흐치흐치, 그저께 그 막무가내 아래 어금니를 뺐어 그리고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이제는 위 어금니 아래 어금니가 둘 다 없는 상태에서 아래 어금니의 상처가 다 아물고 난 다음에 위에 하나 아래에 하나 새로운 이빨을 나무 심듯이 각각 심어서 위 아래로 한 쌍의 훌륭한 이빨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쿵 따닥 쿵 따아

 

흐치흐치, 그 치과의사는 10살때 뉴욕으로 이민 온 한국인인데 한국말을 내 아들보다 훨씬 더 잘한다 내가 그에게 말하기를 야, 참 신기하네 어떻게 그렇게 아래 어금니가 위 어금니를 찾아 짝을 찾아서 그렇게 허공 속을 헤맸을까요, 했더니 그가 내게 말하기를 그건 아래 어금니가 전혀 자극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냥 어떤 자극을 찾아서 허공을 파고든 겁니다, 해서 둘이서 마냥 킥킥대고 웃었다 왜 내 로맨틱한 상상을 깼나요, 하며 내가 항의를 제출했지만서도, 쿵 따닥 탁

 

 

© 서 량 2018.12.10

 

''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달팽이 몇 마리  (0) 2019.03.25
|詩| 새벽에 비행기 한 대가  (0) 2018.12.28
|詩| 영주권 신청  (0) 2018.10.17
|詩| 삶은 달걀 껍질 벗기기  (0) 2018.10.07
|詩| 내 눈 속의 매  (0) 2018.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