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따란 뒤뜰로 활기차게 들이닥친
매 한 마리 사뿐, 내 어깨에 내려앉는다
나는 매정한 사냥꾼입니다 구름 걷힌 오후면
잠자리 선글라스 눌러쓰고 숲 속 깊이 들어서는
보아라 하늘에 깔린 은빛 거미줄을, 저 거대한
네트워크를 벗어나는 짐승들의 매서운 눈매를
말을 찾는 중, 말은 내 시야를 교묘히 빠져나간다
시어(詩語)의 체취가 눈물샘 근처에 아른거려요
사람 키 만한 날개를 올곧게 펴고 날아가던
사나운 매 한 마리 삽시간에 급강하한다
© 서 량 20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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