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갈등의 알맹이를 찾는다 병아리 한 마리가 날개를 부르르 떠는 순간입니다 기나긴 염색체의 행렬이 고개를 숙이고 입을 꾹 담은 채 황야를 걸어가는 모습이기도 해요 당신의 개인정보가 여지없이 드러나는군 누군가 갈등이 없는 삶은 시시한 삶이라고 힘차게 말한다
끓는 물을 벗어난 달걀을 손바닥에 얹고서 나는 잠시 주춤합니다 이건 조그만 새끼악어가 내 피부를 살금살금 기어가는 감각이기도 해 저는요 정말이지 진화론 같은 건 우리가 살아가는데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봐요 갑각류의 껍질이 견고하다 내가 무슨 생각인가를 하는 동안 갈등은 홀연히 사라지고 부글대는 염색체, 숱한 핵단백질들의 행렬이 쩍쩍 갈라진다
© 서 량 2018.10.06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임플란트 랩 스타일 (0) | 2018.12.10 |
---|---|
|詩| 영주권 신청 (0) | 2018.10.17 |
|詩| 내 눈 속의 매 (0) | 2018.09.23 |
|詩| 융털돌기 (0) | 2018.08.18 |
|詩| 눈속임 (0) | 2018.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