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임의숙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을 앎니다.
솔잎향 가득 담은
소포 하나 받고 싶습니다
위로받고 싶은 아련함이
아픈곳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투정을 부리고 싶습니다
바람이 없더라도 흩어질 것을 앎니다.
하늘에 수많은 날개짓이
나방의 삶이여서 나는
꽃물든 눈물을 본적이 없습니다
쉰 살 둥이 길섶마다
마주치는 어머니의 나이
잘 견뎌내고 있다고
여리게 불러보는 것이
슬픔인지 그리움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소원을 빌지 않습니다.
아궁이의 생솔잎처럼
매운 눈물 쏙 빠지는
한 마디 듣고 싶습니다
아랫목 곰삭은 담요 한 장
소포 하나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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