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임의숙
목에 걸린 가시를 뽑고 싶었어
목에 걸린 가시를 뽑고 싶었어
침을 삼켜보아도 물을 마셔보아도
입안의 공기는 쉬 쉬, 낯이 설어
어제는 흰구름을 따다가 따스하게 넘겨보았어
아프거나 부어오르진 않았지만
버석한 녹물이 번지고 있었어.
마른 가려움이란 참을 수 없는 것인지
어깨가 들썩이고 팔이 꼬였어
저러다가 부러지겠구나 싶을
목련은 허공을 구르며 온 몸을 긁어댔어
철 지난 신음소리는 하얗게
부드러운 눈송이가 내리고.
입안의 공기는 쉬 쉬, 낯이 설어
어제는 흰구름을 따다가 따스하게 넘겨보았어
아프거나 부어오르진 않았지만
버석한 녹물이 번지고 있었어.
마른 가려움이란 참을 수 없는 것인지
어깨가 들썩이고 팔이 꼬였어
저러다가 부러지겠구나 싶을
목련은 허공을 구르며 온 몸을 긁어댔어
철 지난 신음소리는 하얗게
부드러운 눈송이가 내리고.
서리맞아 변심한 꽃잎들의 말
무심한 듯 표정없는 이웃 고양이처럼
목련을 쳐다보다가 만져보다가 뚝,
한 줄기 문장을 꺾어버렸어.
무심한 듯 표정없는 이웃 고양이처럼
목련을 쳐다보다가 만져보다가 뚝,
한 줄기 문장을 꺾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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