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캔들
윤지영
잔뜩 웅크리고 있는 심지에 불을 붙이면
한 번도 잠이 든적 없다는 듯 벌떡 일어나는 불꽃
제 앞이 환하게 밝아오면
거칠게 일렁이며 점점 높이 오르는 불길
커지면 커질수록 제 속이 까맣게 타는 줄도 모르고
태우면 태울수록 제 몸이 잘려 나가는 줄 모르고
부딪칠 것 없는 망망대해 그 길이
투명한 유리안에 갇힌 줄도 모르고
어느 날 훅 하고 바람 한점 내리치면
캄캄한 고요가 찾아들고
그 때에는 하늘문조차 닫히는 걸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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