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미리암의 쥐에 대한 오해*

서 량 2015. 2. 2. 11:21


미리암 귀 속에 쥐가 여럿 있어서 양쪽 귀 사이를 기어 다닌다 쥐들이 어떻게 그녀의 내이(內耳)에 들어갔나요 외부자극이 미리암 영혼을 아슬아슬하게 침범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내야겠어 미리암 뇌 속에 전 남편이 설치해 놓은 전자 칩에서 지직지직 전류가 일어난다 미리암이 그와 은밀히 소통하는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뒀거든 배경음악 없이 화면을 척척 진행시키는 기교가 정신상담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소통의 내용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목소리 높낮이가 내가 느끼는 당신의 전부야

초음파 음역에 파묻힌 당신 얼굴이

손에 닿을 듯 말 듯해요

  

205 병동 미리암이 간호원실 앞을 서성인다 미리암은 날 좋아해 날보고 미쳤다고 하면 내가 얼른 맞장구를 치거든 전 남편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거야 나는 미리암 귀 속의 쥐들이 죽지 않고 펄펄 살아 돌아다녀서 참 좋다고 했어 미리암이 낮은 음정으로 속삭인다 나는 미키 마우스(Mickey Mouse), 나는야 미키 마우스, 미키 마우스, 미키 마우스! 미리암이 이렇게 노래하는 동안 내 정신상담 기술이 턱없이 좋아진다는 것!

 

 

© 서 량 201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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