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이별 / 임의숙

서 량 2014. 8. 16. 23:01


이별


                임의숙



그리움이란

얼마나 먼 길이던지요


기다림은

등 뒤에 두고 왔습니다.


별꽃이 터진 하늘에는

강물이 숨죽여 흘렀습니다


꽃잎의 파편들

씻기고 깎이는 계절마다


묵묵히

달은 등불을 밝혔습니다.


조약돌은

얼마나 먼 길을 왔을까요


미끄럽고 몽롱한 겉가죽 속

깨지지 않는 단단한 울음들의 시간


모래알의 빛이 되기까지

기억은 밀물로 왔다가 썰물로 빠져나가는


그리움이란

얼마나 먼 길 일까요


그대

내 발걸음이 둥굴게 굴러 갈 때


가십시요

더 멀리 떠나 가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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