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부끄러운 날
임의숙
가장 빛나는 것이
가장 돋보이는 것이
가장 커 보이는 것이
그에게 있습니다
문지기 영감 호두나무 보다
24 번지라는 우아한 글씨체 보다
맥스의 반가운 꼬리 보다
아름다운 것이
그에게 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부러워 하는 것이
그 아름다움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주머니 빵빵하게 호두를 주워오던 날 보다
죄를 짓는 일 일까요?
훔치고 싶도록
아름다운 것이
그에게 있습니다
미소와 웃음 입니다.
그는 지체장애자 입니다.
'김정기의 글동네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 낮잠 / 윤영지 (0) | 2014.09.26 |
---|---|
이별 / 임의숙 (0) | 2014.08.16 |
노환 (老患) / 윤영지 (0) | 2014.08.02 |
타운하우스 / 임의숙 (0) | 2014.05.15 |
길거리 꽃나무 하나 / 윤영지 (0) | 2014.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