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길거리 꽃나무 하나 / 윤영지

서 량 2014. 5. 5. 02:42


길거리 꽃나무 하나

 

                      윤영지

 

언제인지는 몰라요

허리케인이였는지 숱한 폭설이였는지

그 많던 가지들이 다 꺾여나갔어요

밑둥 위에 두 세개만 짧막히 남기고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네요

다 죽었는지만 알았는데

가지 하나에 소식이 왔어요

나도 모르는새

세 송아리 겹벚꽃이 피어났네요

 

난 살아있던 거였어요

볼품은 없어도 얼마나 신이 나는지

내년 봄도 기약하며

올 한 해를 잘 버티어볼래요.

 

2014.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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