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꽃나무 하나
윤영지
언제인지는 몰라요
허리케인이였는지 숱한 폭설이였는지
그 많던 가지들이 다 꺾여나갔어요
밑둥 위에 두 세개만 짧막히 남기고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네요
다 죽었는지만 알았는데
가지 하나에 소식이 왔어요
나도 모르는새
세 송아리 겹벚꽃이 피어났네요
난 살아있던 거였어요
볼품은 없어도 얼마나 신이 나는지…
내년 봄도 기약하며
올 한 해를 잘 버티어볼래요.
2014.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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