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축적
윤영지
선명했던 나뭇가지 끝이
어리어리 안개 서리고
전화 너머 또록했던 말소리가
앞뒤 끊겨 아득히 멀어져 간다
마음은 고향 땅 벌판을 가로질러
높은 산도 단숨에 오르내리는데
산책길도 힘겹고 조심스러운 오늘
나도 한 때는 푸른 기상 하늘 찌르던
젊은이였소
나도 한 때는 봄꽃 부럽잖은 꿈 많은
아낙네였다우
겨우내 어둠 뚫고
크로커스, 수선화 싹터 오르는데
다시 올 초록의 기약 아련한
그네들, 그리고 우리네
시간들은 뽀얗게 쌓여만 간다.
2014.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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