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도서관
김종란
잡은 것은 갈매기 깃이다
깃과 가슴의 흰빛 들여다보다
깜빡 종아리까지 파란 물이다
바닷물에 잠길 듯 떠있는 의자에 앉아
페이지 후르륵 넘긴다
빌딩 그늘 지나는 겨울 전차 소리 넘긴다
끝 여름 하얗게 불붙는 미루나무
울음 소리/ 깃을 들여다본다
눈 지르감다 깃을 덮는다
파란 물에 넘실대며 떠있는 의자
도서관 문은 임의로 잠기며
흰 갈매기들만 파도를 스치며 날아오른다
© 김종란 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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