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아침
윤영지
나무들도 거기 있었고 햇살도 분명 거기 있었건만 오늘 아침따라 유난히도 선명한 윤곽으로 빛이 난다. 자동차 유리창을 내리고 한껏 들이마시는 신선한 아침. 머리 속까지 시원해져오는 맑음, 그 얼마만인가. 그들은 그 자리 그대로 있었건만 바라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함은 꽉 닫혀있던 나의 마음 탓. 날마다 콩 튀듯 팥 튀듯 통통거리며 시계 초침에 휘둘려 지나는 하루. 작은 동네길 벗어나 들어서는 큰 길, 간만에 감사를 노래하며 나서는 출근길에 불현듯 기습해오는 매캐한 배기가스. 앞에 가는 소형차 머플러에서 소리소문 없이 퍼져나오는 악취. 찌푸렸던 눈살 멈춘 채 문득 떠오르는 생각, 나도 다른 이들에게 흔적없이
퍼뜨린 독소는 아니였는지... 다독이는바람 속에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자 새삼 되뇌이는 산소 충만한 아침길!
201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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