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살아있는 아침 / 윤영지

서 량 2013. 6. 13. 04:49

                                살아있는 아침

 

                                                                         윤영지

 

나무들도 거기 있었고 햇살도 분명 거기 있었건만 오늘 아침따라 유난히도 선명한 윤곽으로 빛이 난다. 자동차 유리창을 내리고 한껏 들이마시는 신선한 아침. 머리 속까지 시원해져오는 맑음, 얼마만인가. 그들은 자리 그대로 있었건만 바라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함은 닫혀있던 나의 마음 . 날마다 튀듯 튀듯 통통거리며 시계 초침에 휘둘려 지나는 하루. 작은 동네길 벗어나 들어서는 , 간만에 감사를 노래하며 나서는 출근길불현듯 기습해오는 매캐한 배기가스. 앞에 가는 소형차 머플러에서 소리소문 없이 퍼져나오는 악취. 찌푸렸던 눈살 멈춘 채 문득 떠오르는 생각, 나도 다른 이들에게 흔적없이 퍼뜨린 독소는 아니였는지... 다독이는바람 속에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자 새삼 되뇌이는 산소 충만한 아침길!

201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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